[다큐] 대박은 없다, 부동산 공동투자의 덫

 

'로또'라는 이름의 신기루, 부동산 공동투자의 잔인한 덫

"월 200만 원 받는 내가 이걸로 14억을 남깁니다." "수익률 300%, 이건 그냥 로또입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고 흐르는 어느 자칭 부동산 전문가의 목소리는 달콤하다 못해 황홀하다. 은퇴 후 불안한 노후를 걱정하는 이들에게, 평생을 성실하게 일했지만 벼락거지가 될까 두려운 서민들에게 이 목소리는 구원의 밧줄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그 밧줄을 잡은 대가는 너무나 참혹했다. 부동산 공동투자(공투) 학원의 실체는 '부자의 꿈'을 미끼로 서민들의 전재산을 합법적으로 강탈해 가는 잔인한 '총알받이 잔혹사'였다.

 

맹지와 폐허를 '황금 땅'으로 둔갑시키는 연금술

이들의 수법은 치밀하고 정교하다.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단 이들은 유튜브를 통해 신뢰를 쌓은 뒤, 자신들이 운영하는 경매 학원으로 수강생들을 유인한다. 그리고 '학원 회원들에게만 주는 특급 물건'이라며 공동투자를 권유한다. 현장 검토를 할 시간조차 주지 않은 채 "선착순 댓글 마감"을 외치며 사람들의 판단력을 마비시킨다.

그 결과는 어땠는가. 영종도 앞바다의 무인도 '물치도'는 연간 100억 원의 가치를 지닌 쓰레기 발전소로 둔갑해 104명의 돈 94억 원을 삼켰지만, 5년이 지난 지금 그곳에 남은 것은 무너진 선착장과 쓰레기 더미뿐이다. 상가거리를 조성해 대박을 터뜨리겠다던 '선녀바위' 인근의 땅은 건축 허가조차 나지 않는 지독한 '맹지(盲地)'였다. 조례상 개발이 원천 불가능한 김포의 가파른 임야는 수강생들을 속여 두 번이나 돌려막기 매각을 하며 투자자들을 이자 감당의 지옥으로 밀어 넣었다.

이쯤 되면 사기꾼들의 기막힌 안목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그들은 가치 있는 땅을 고른 것이 아니라, '어차피 개발도 매각도 안 될 쓰레기 땅'을 골라 수강생들에게 비싸게 넘기는 비즈니스를 한 것이다.

 

'주식회사'라는 완벽한 방패, 그리고 사라진 유보금

일반적인 공동투자는 등기부 등본에 투자자 개개인의 이름을 올리는 공동 등기 형태를 취한다. 하지만 이 학원은 교묘하게 '주주 협약서'라는 생소한 서류를 내밀었다. 매물의 특성에 맞춰 수십, 수백 개의 법인(주식회사)을 설립하고, 대표 자리는 김 원장 본인이나 그의 아들들이 차지했다.

이것이 바로 신의 한 수이자 악마의 함정이었다. 법인 명의로 땅을 낙찰받으면 투자자들은 개별 소유권을 주장하기 어렵다. 경영권을 쥔 김 원장 일가는 투자자들 모르게 법인 통장에서 돈을 빼내 다른 부실 법인의 대출 이자를 갚는 데 썼고, 친딸과 직원들이 세운 페이퍼 컴퍼니로 '용역비' 명목의 유보금을 철저하게 빼돌렸다.

그들이 외친 대박의 실체는 수강생들의 수익이 아니었다. 낙찰받을 때 은행에서 나오는 수백억 원대 대출의 리베이트 커미션, 감정가의 몇 퍼센트씩 떼어가는 낙찰 수수료, 그리고 투자금에서 야금야금 빼돌린 유보금. 이것이 그들이 가만히 앉아서 벌어들인 진짜 '수익'이었다. 수강생들은 수익을 나눠 갖는 동업자가 아니라, 그들의 호화로운 연회를 위해 돈을 대고 대출 이자를 대신 뱉어내는 '총알받이'에 불과했던 셈이다.

 

법의 사각지대, 책임은 언제나 약자의 몫

사태가 터지자 학원의 민낯은 더욱 추악해졌다. 수십억 원짜리 세차장 부지를 사 시세보다 수십억 더 비싸게 낙찰받아 놓고, 유보금이 바닥나자 "이자를 안 내면 땅이 경매로 넘어가니 돈을 더 내라"며 투자자들을 협박한다. 취재진의 카메라를 피해 도망치는 김 원장과 "나는 서류상 대표가 아니니 책임이 없다"며 뻔뻔하게 배를 내미는 모습에서는 일말의 죄책감조차 찾아볼 수 없다. 그 와중에 학원 경영권을 두고 일가족과 사위가 밥그릇 싸움을 벌이는 모습은 블랙코미디에 가깝다.

현재 이 학원을 통해 덫에 걸린 피해자는 7,000여 명, 피해 금액은 3,000억 원에 육박한다. 국내 대회를 휩쓸던 노령의 이발사는 한 달 38만 원짜리 원룸조차 아까워 이발소 구석방에서 먹고 자며 건설 현장 인력시장으로 향한다. 대박을 꿈꿨던 대가는 너무나 가혹하게 서민들의 노후를 짓밟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법의 사각지대다. 이들이 사용하는 '부동산 컨설팅', '경공매 컨설팅'이라는 단어는 공인중개사법이나 학원법의 명확한 단속 기준이 없어 담당 부처조차 모호한 상황이다. 법 제도가 사각지대에서 방황하는 동안, 사기꾼들은 법망을 비웃으며 새로운 먹잇감을 찾아 유튜브 썸네일을 화려하게 꾸미고 있다.

 

세상에 당신을 위한 대박은 없다

"내가 하면 투자고, 남이 하면 사기"라는 안일한 생각이 이 거대한 비극의 자양분이 되었다. 전문가라는 이들의 화려한 언변과 가짜 스펙에 속아, 자신이 투자하는 땅이 맹지인지 임야인지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덜컥 전재산을 보낸 개인의 신중함 결여도 분명 뼈아픈 실책이다.

그러나 이 비극의 본질은 서민들의 간절한 생존 심리를 악랄하게 이용한 조직적 포식 행위다. 수사 당국은 법인 설립과 자금 흐름의 불법성을 철저히 파헤쳐 사법 정의를 보여주어야 하며, 교육청과 국토부는 이러한 '경매 학원'의 유사 수신 및 기만적 투자 유치 행위를 근절할 제도적 사단을 즉시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유튜브 화면 앞을 서성이는 이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기억하라. 정말로 300%의 수익이 나는 로또 같은 땅이 있다면, 그들은 절대로 당신에게 번호표를 나눠주지 않는다. 자기들끼리 다 해 먹고 남은 껍데기이자 독약이기에, 당신의 손에 쥐여주는 것이다. 세상에 당신의 부를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친절한 전문가는 없다. 멈추고, 의심하고, 직접 확인하라. 그것만이 잔인한 투자 판에서 내 재산을 지키는 유일한 무기다.